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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지금 나는 우울증인 것 같다.

by cami1a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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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이 점점 더워지고 있어요.

오늘 강아지랑 산책을 했어요.

원래는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가려고 했는데..

늦게 일어나고 꾸물거리는 바람에 시간을 놓쳤고 기왕 늦은 거 여유롭게 밥을 먹고 산책을 나가야지 하고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미루고 꾸물거리다가 오후 1시가 돼서 나가게 되었어요.

날이 금방 더워지는 요즘이라 길바닥이 많이 뜨거웠어요.

저희 강아지는 발바닥털을 안밀어서 열로부터 조금은 보호가 되겠지만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때 또 한 가지의 생각이 스쳐갔어요.

'내가 조금 더 부지런했더라면 오전에 햇빛이 강하지 않을 때 많이 산책시켜 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솔직히 힘들어요.

책을 읽으려고 노력도 해보고 피아노도 쳐보고 운동도 다시 시작해 보고 웃으려고 노력해 보고 다양한 노력을 해보는 것 같은데 꾸물거리는 성격 탓에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요.

그런 결과들이 매번 반복되는 걸 알고 알면서도 시작하고 나 자신에 실망하고 또 후회하면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아요.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은 누구에게나 다 힘든데 저도 저인지라 제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남이 힘든 건 모르겠고 일단 제가 제일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랑 실제 나는 너무 다른 사람인 걸 알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괴리감도 엄청 크고 알면서도 쫓아가보려는 나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요.

 

어찌 되었든 나는 노력을 하는 게 그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정말 나는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은연중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서 그 사랑을 온전한 마음 그대로 다 받아줄 수 없어요.

자꾸 의심하게 되고 시험하게 되고 결국 이러다가 언젠가는 떠나겠지 하는 두려움도 있어요.

 

사소한 일에 자꾸 짜증이 나고 말이 예쁘게 나가지 않고 어떻게든 싸우려고 하는 것 같고 내가 이겨야 하고 지기 싫어하는 자존심만 세지는 것 같은 게 확실해요.

정말 누가 봐도 최악인 사람이 되어가는 중인 것 같아서 너무 싫어요.

 

언젠가는 그냥 다 포기하고 최악으로 살아가버릴까 싶다가도 언젠가는 또 이대로 삶을 포기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놀러 가거나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은 또 좋고 그래요.

갈팡질팡 세상에 할 수 있는 고민이란 고민 다 하고 있고 내가 제일 힘들고 내가 제일 우울하고 그래요.

 

솔직히 정신과에 상담받아보고 싶고 심각하다고 하면 상담이던 약이던 치료를 받아보고 싶어요.

그런데 정신과까지 갈 용기와 돈이 없어요.

요즘은 정신과에 가는 게 전혀 흠도 아니고 제 주변에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왠지 모르게 나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좀 오버해서 생각하는 사람 같고 조금만 더 해보면 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러다가 안되고 후회하고 자책하면서 말이에요.

 

달리기 - 픽사베이

그래서 제가 선택한 탈출구는 달리기예요.

요즘 며칠 달리기를 하고 있어요.

남들처럼 10킬로 20킬로가 아니라 1분 2분 정도 달리고 있어요.

이걸 달리기라고 할 수 있나 싶지만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거기도 하고 1분씩 계속 달리면 실제로 땀이 나기도 해요.

 

어제는 달리면서 감정들이 북받쳐 올라왔어요.

그래서 울면서 달렸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후련해지더라고요.

 

앞으로 꾸준하게 달려보려고 노력할 거예요.

안되면 안 될 때도 있는 거고 너무 죄책감 가지면서 살 지 않을 거예요.

흘러가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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